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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저PBR 테마주에 끌림을 느끼지 못한 이유재테크 이야기 2024. 2. 13. 21:44반응형
저PBR 테마주 - 코스피와 코스닥의 급반등
2022년 말~2023년 초, 일본과 미국의 주식들이 오르는 동안 한국의 주식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해외주식을 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2024년 1월 중순,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회복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예고한다. 구체적인 목표와 방안은 2월 말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저PBR 관련주들이 상승기를 맞이한다. 저PBR 관련주들이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상승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나온 것도 아니고 기업들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따라줄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저PBR주(가치주) 중심으로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KODEX 은행, 배당 시기를 제외하면 꼼짝도 않던 은행주들이 연일 상승한다. KODEX 자동차, 매분기 좋은 실적을 내도 주가가 상승하지 않던 자동차도 주가 호황기를 맞이한다.
정부의 야심찬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국식 저PBR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끌리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정부의 총선, 대선용 공약
2024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이다. 현 여당에서 발표한 이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야당에서 승리할 경우, 여당에서 발표한 프로그램을 이어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여당이 정권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입장에서는 악재다.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배당을 늘리는 등의 행위가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당선이 될 정치인들은 개미투자자들보다는 기업가를 위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2. 개미투자자를 위한 정책이 아닌 부자들을 위한 상속세 완화 정책
https://www.youtube.com/watch?v=nBJBVAuTzrw
네 번째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슈카의 질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은 놀랍게도 상속세 완화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기업의 거버넌스를 이야기하는 데 상속세 완화를 강조한 답변에서 시작도 하지 않은 한국식 밸류업 프로그램의 미래가 보였다. 정부의 근시안적인 문제해결방안과 아묻따식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은 한국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오히려 다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3. 기업의 거버넌스(governance),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비독립적인 이사회
2번과도 연결이 되는 문제로, 한국에 존재하는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이다. 재벌이라는 개념이 있는 한국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독립적인 이사회를 가지고 CEO의 능력을 철저하게 평가하는 외국과는 다르게 한국의 이사회는 친재벌적이다. 이사회가 회사의 주인인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회사의 방향성에 간섭할 수 없다면 이사회로서의 역할이 부재한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사회 구성원의 출신을 살펴보면 이사회 구성원들이 CEO의 사업 방향성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반도체, AI, 양자컴퓨터 등 변화의 물결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변화와 발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CEO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달라진다. 산업혁명의 속도가 기업을 뛰어 넘는다.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발표했을 때 CEO의 결정에 따라 어떤 기업은 살아남았고, 어떤 기업들은 가지고 있던 명성을 모두 잃었다. 이사회 구성원은 경영가로서,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기업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7431#home ESG로 둔갑한 전관예우(前官禮遇),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6/03/2021060386004.html 4. 기업의 물적분할
모기업이 자회사를 키워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것.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좋은 수단이 없을 것이다. 모기업의 가치는 속 빈 강정이 되어 개미투자자의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 기업은 자회사를 상장시키고 얻은 자본을 재투자하여 성장한다. 주주의 권리가 부재한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기업의 물적분할을 국가에서 규제하고 제재하지 않으니 기업은 당연히 쉽고 효과적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한국주식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미래
앞서 나열한 네 가지 이유로 한국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끌리지 않는다. 이미 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있는 미국주식장에 이토록 쉽게 참여할 수 있는데 굳이 한국주식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말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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